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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성장하고 싶은 이에게

2020.11.16.

⌜원칙 Principles⌟

"성숙함이란 더 나은 대안을 추구하기 위해 좋은 대안을 거부할 수 있는 능력이다."

단언컨대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할 수 있는 수많은 일 중에서 가장 중요한 일을 선택해야 한다. 탁월한 성과를 위해서 지금 집중해야 하는 일이 무엇인지 선택해야 한다.

저자의 말처럼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는 능력이 바로 성숙함이다. 우리는 성숙함에 이르기 위해 성장을 추구한다. 성장은 성숙함으로 가는 길이다. 이 명제에 동의한다면 ⌜원칙⌟을 읽어보길 권한다.

주요 내용

책의 저자는 역사적 사실과 경험을 기반으로 투자의 원칙을 세운다. 이렇게 정립된 원칙을 컴퓨터에 입력해 알고리즘을 만들어 선택의 순간에 이를 활용했다. 덕분에 그는 투자, 경영에서도 더 나은 대안을 선택할 수 있었고 투자자로서 경영인으로서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저자의 이름은 레이 달리오(Raymond Dalio), 그의 회사는 브릿지워터 어소시에이츠(Bridgewater Associates)다.

원칙에 기반한 선택은 투자와 경영뿐만 아니라 인생 전반에 적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를 위한 5단계 과정(5-Step Process)을 소개한다. 책에서도 밝히는 것처럼 아래의 그래프가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자 핵심이다. 5단계 과정을 통해 얻은 인생의 원칙들은 거의 모든 경우, 대부분의 사람에게 적용될 수 있다.

  1. Goals: 목표를 정한다.
  2. Problems: 문제에 봉착한다.
  3. Diagnosis: 상황을 진단하고 원칙을 발견한다.
  4. Design: 원칙을 적용해 계획한다.
  5. Doing: 계획대로 행동한다.

모든 일은 목표를 정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중에 문제를 만난다. 문제의 원인을 진단하고 원칙을 발견한다. 이쯤에서 예를 들어보자. 투자를 예로 든다면 크게 손실을 봤을 때 원인을 진단해 나만의 매수/매도의 원칙을 세울 수 있다. 회사 일에선 프로젝트가 실패한 원인을 진단하고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을 수 있는 원칙을 세울 수 있다. 이렇게 발견한 원칙을 적용해 다음 행동을 계획한다. 그리고 다시 목표를 향해 달려간다. 위의 과정을 반복하면서 더 나은 투자자가 될 수 있고 업무를 더 훌륭하게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책을 덮고

이처럼 인생 전반에 적용 가능한 성장의 도구로써 5단계 과정을 활용할 수 있다는 걸 배운 뒤, 잠시 책을 덮고 생각에 빠졌다. 그리고 아래와 같은 깨달음을 얻었다.

선택과 집중

결국 의사결정에 있어서 인간으로서 잘못된 판단을 내리는 이유는 감정적인 요인 때문이다. 만일 이를 배제하고 선택할 수 있다면 합리적이고 성공적인 선택을 할 수 있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게 바로 컴퓨터. 레이 달리오는 선구자적 기질을 바탕으로 이를 자신의 회사에 적용한다. 믿고 싶은 것을 믿는 인간의 특징을 극복하는 일종의 장치를 마련한 셈이다.

우리는 늘 다양한 선택지를 마주한다. 다양한 가능성이 존재하고 할 수 있는 일이 수 없이 많다. 설령 모든 일을 할 수 있더라도 저마다 순서가 필요하다. 우리는 어떤 순서로 일을 할지 무엇을 포기할지 원칙을 가지고 결정해야 한다. 사실 성공은 많은 일을 하는 게 아니라 어떤 일을 포기하느냐가 결정짓는 게 아닐까.

성공으로 가는 방법은 내 안에 다른 핑곗거리를 배제하고 그냥 원칙대로 행동하는 것이 아닐까. 저자의 말처럼 성공은 어느 시점에 도달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 자체다. 우리가 꿈꾸는 그 시점에 도달했을 때 누리는 즐거움은 한순간이고 결국에는 허무해진다. 그 과정을 즐기지 않는다면 성공도 무의미하다. 목표를 향해 가는 과정 그 과정을 즐겨야 한다.

상식과 원칙

5단계 과정을 보면 별것 아닌 일의 나열처럼 보인다. 상식적인 일처럼 보인다. 목표를 정하고 실패를 통해 배우고 다시 도전하는 것. 어찌 보면 아주 보편적인 원칙이다. 누구나 아는 원칙, 상식.

성숙한 삶을 살아간다는 건 우리 삶에 숨겨진 원칙을 발견해나가는 것이 아닐까. 이 세상에 숨겨진 원칙을 발견하는 일. 마치 조각가가 거대한 석고 안에서 멋진 조형물을 꺼내듯, 삶 속에 숨겨진 원칙을 발견하는 것. 나아가 발견한 원칙을 기반으로 다시 한 걸음 내딛는 것. 그 자체로 성숙한 삶이 아닐까.

이제는 너무 당연한 사실 중 몇 가지는 예전에는 미처 알지 못했다. 사회 구성원으로서 당연히 그러해야 한다고 여기는 사실. 모두가 합의된 원칙. 노예 제도가 폐지된 것, 국민이 나라의 주인인 것, 지구는 둥글다는 것... 이 모든 것이 지금은 너무도 당연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당시에는 분명 혁명적인 생각이었을 거다. 상식이 될만한 원칙을 먼저 발견해 나만의 원칙으로 삼고 계속해서 다듬어가는 것. 그게 어쩌면 진짜 성숙한 삶, 위대한 인생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