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조은의 블로그

하드 스킬과 소프트 스킬

2022.10.22.

<총, 균, 쇠>에 따르면 농업혁명의 결과로 모든 사람이 식량 문제에 뛰어들 필요가 없게 되자 다른 문제(정치, 철학, 사회...)에 뛰어드는 사람들이 생겨났다고 한다. 기본 욕구가 충족되니 예전에는 상대적으로 중요하지 않았던 문제도 들여다볼 수 있게 된 것이다. 개발자에게 있어서 하드 스킬과 소프트 스킬의 관계도 마찬가지 아닐까.

개발자의 하드 스킬과 소프트 스킬

개발자의 하드 스킬은 개발자라는 업을 정의하는 기술(skill)을 의미한다. 코드를 작성하거나 설계하는 기술이 여기에 속한다.

인류가 식량 문제부터 해결한 것처럼 개발자도 하드 스킬부터 갖춰야 한다. 개발자가 하드 스킬이 부족하다면 모든 에너지를 개발에만 쏟게 된다. 충분한 하드 스킬이 있다면 비로소 눈을 돌려 다른 사람과 협업할 수 있다. 소프트 스킬을 사용할 시간이다.

소프트 스킬은 타인을 배려하며 일하는 기술이다. 커뮤니케이션 기술이 여기에 속한다.

냉정하게 말해 하드 스킬을 갖추지 못한 사람은 소프트 스킬이 좋다고 해도 개발자로선 가치가 없다. 인류가 식량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면 다른 문제에 관심을 가질 수 없었던 것처럼, 개발자로서 기본인 하드 스킬을 갖추는 게 먼저다.

하지만 우리 인생이 힘든 게 식량 문제 때문이 아니듯, 개발자로서의 고충도 하드 스킬 때문이 아닌 소프트 스킬 때문인 경우가 더 많다. 코드를 작성하거나 설계하며 컴퓨터와 대화하는 시간이 사람과 대화하는 것보다 스트레스가 덜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소프트 스킬 강화를 위한 문장

그렇다면 소프트 스킬은 어떻게 강화할 수 있을까.

개인적으론 "상대방은 내가 하는 일에 관심이 없고 잘 모른다."는 문장을 생각하며 일하는 게 도움이 됐다.

이 문장은 두 가지를 가정한다. '상대방은 내가 하는 일에 관심이 없음', '상대방은 내가 하는 일을 잘 모름'.

이 가정은 자칫 내 멋대로 일해도 된다는 식으로 해석될 수 있다. 하지만 오히려 상대방의 관심을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쉽게 설명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

상대방의 관심을 얻는 게 쉬웠다면 누구나 셀럽이 됐을 거다. 그나마 상대방이 옆자리 동료라면 관심이 0은 아닐 테니 다음과 같은 방법을 써볼 순 있다. 두괄식으로 표현하고 최대한 짧게 설명하자. 길게 설명하면 상대방의 관심에서 더 멀어진다. 강조해야 한다면 차라리 여러 번 나눠 자주 말하는 게 도움이 된다.

상대방이 알게 하기 위해선 쉽게 설명해야 한다. 엄마에게 설명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해보면 도움이 된다. 실제로 내 일을 엄마에게 어떻게 말할지 정리해보면 표현 중 상당수가 어려운 말이란 사실을 알게 된다. 이 표현을 다시 쉽게 정리하다 보면 옆자리 동료가 내가 하던 일을 금방 알 수 있게 될 것이다.